하루하루(18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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8월 30일, 묘한 하루
8월30일 월요일, 개강첫날. 늦었다. 집에서 막 나오는데 엄마가 부탁한 심부름. 심부름 가는 길에 가방의 어깨끈이 떨어졌다. 이거 불길한 징조 아닌가?! 뭐 손잡이가 있어서 괜찮지만 떨어진 부분이 접착제로 끈적끈적하걸 봐서 더워서 열에 녹은 것 같기도 하고 그동안 5kg씩 무식하게 책을 넣어서 다녀서 그런가. 여러가지 생각을 하면서 심부름을 하고 지하철을 타러 내려가는데 많은 사람들이 우르르 나온다. 또 지하철 들어오는 소리가 들려서 혹시나 하는 생각에 삑하고 교통카드를 찍고 서둘러 내려가니 내 반대방향 지하철 들어오는 소리, 내 지하철은 방금 떠난거구나 스쿨버스를 놓쳤다. 일반버스를 타야겠네. 하는데 비가 왔다. 후둑후둑 떨어지는 빗방울이 커지고 이거 비 많이 오겠다. 싶어서 우산을 샀다. 우산을 사..
2010.09.01 -
마음 써주셔서 감사합니다
감기몸살에 해야할 일도 많고 신경쓰는 것도 많고 터질듯 말듯한 것을 간신히 잡고 있었는데 그게 터졌다. 아이고. 울고나면 편해질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다. 하루만 쉴까. 요즘 무리했잖아. 몸도 안 좋고. 하지만, 이미 틀어진 일정을 보니 어쩌지 싶다. 그냥 단순히 몸이 피곤했으면 쉬었을 수도 있는데 그런데 지금 삐딱선 타고 싶어하는 내 마음이 문제다. 새벽에 좀 놀랬더니 먹었던 음식도 토하고 약도 토하고 기운이 정말 쭉 빠지더라. 남자친구에게 전화할까 했는데 괜히 자는데 깨워서 마음 쓸까봐 그냥 있었는데 휴대폰을 확인해보니 이미 부재중 통화와 문자가 잔뜩 들어와 있다. 아이고, 미안해라. 삐딱선 타는거 그만둬야겠다. 이런거 생각하는 내 상황이 배가 부른 것 같다. 응 배가 많이 부르다. 할일이 얼마나 ..
2010.08.04 -
정말 예쁘다, 우리 엄마
과제로 아침까지 뜬눈으로 밤을 지샜다. 오늘은 석가탄신일, 휴일이니까, 꼭 밤을 새지 않고 오늘 해도 상관이 없었지만, 조금만 더 하면, 더 하면, 하다보니 어쩐지 끝내지 않고서는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. 과제를 마치고 밝아오는 하늘을 보면서 이제 자야겠다. 하는데 엄마가 양푼을 들고 따라오라 하신다. 난 밤 새서 잘거라고, 싫다고 찡찡거리며 이불속으로 들어가 숨었지만, 어쩐지, 어쩐지 양푼 하나 들고 따라가는 내가 있다. " 비와서 상추도 배추도 파릇파릇하다. 예쁘지? " "응, 이쁘다 " 파릇파릇 풍성한 상추 비맞고 한마디만큼 올라온 쑥갓 그리고 이제 자리잡은 아침, 응, 예쁘다. 그것보다 더 눈부시게 예쁜 우리엄마. 난 엄마딸이니까 당연히 예쁘고ㅋㅋ
2010.05.21